카레신사: 웃음은 강탈당하고, 유머감각은 납치당한 서른살. [황혼의 짝사랑]이라느니 [농락의 아이콘]이라느니 하면 구석에 숨어서 울기 시작한다.

트위터가 재미없다. 미안. 내가 재미없어졌다. 유머감각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유머감각이란 내 또다른 존재증명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게 아니었다. 유머감각 또한 내 후천적인 특질이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웃겨지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1학년때부터였다. 내가 하는 의미없는 중얼거림이 다른 사람을 웃게 만든다는 것은 상당히 특이한 경험이었지. 그렇게 보이지 않았겠지만 유머감각을 단련하려고 나름 열심히 노력도 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니 실제로 노력은 별로 안 한 것 같다 미안.

그래서 그랬던 건 아니고, 이제까지 썼던 글을 정리해야할 것 같아서 티스토리를 열고 조금씩 글을 정리하려고 한다. 일단은 09년에 쓴 여행기부터, 그리고 북리뷰나 간단한 일기글들. 그리고 언젠가는 소설들을.
그래 아마 소설들을 올리게 될 일은 없을 것 같다. 모니터로 보는 소설이란 정말 지독하게 재미도 없고 집중도 안되는 법인데 뭣하러 굳이 여기에 내 소설들을 올릴까.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이제 한톨도 웃지 못하고 웃기지도 못하는 사람이 되었는데, 뭔가 달라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언젠가 이런 일이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 데 말이다. 하긴 어렸을 때 부터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면 현실이 그보다 항상 조금 더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현실은 가끔식 내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안 좋았다.

글을 몇번 쓰고 지운다.
당신은 나쁘지 않습니다. 라고 쓰고는 다시 당신은 세상에서 제일 나쁩니다. 라고 쓴다.
그리고 그 두개를 비교하다. 또다른 문장을 쓴다. "나는 당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는 문장이다.

블로그의 창을 닫고, 노래를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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