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내 복장은 다른 모든 직장인들이 그러는 것 처럼 적당히 예의를 갖춘 것처럼 보이는 바지에 셔츠를 걸치고 가방을 든 것으로 바뀌었다.



그럼 전에는 어떤 복장이었죠? 하고 물어본다면 전생의 일이라도 되었던 것처럼 생각이 나지 않는다.

입사 초년생이던 시절 적당히 정장을 갖춰서 입고 다녔던 것은 기억난다.

넥타이를 제외한 정장을 입고 다니면서 로봇처럼 걸어다니고 기계처럼 일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시절만 떠올리면 기억이 흐릿해 지고 정신이 혼미해진 어어어 어어어어



2012년 이후 내 복장은 다른 모든 직장인들이 그러는 것 처럼 적당히 예의를 갖춘...넘어갑시다.

다른 직장인과 약간은 다른 점이 있다면, 항상 나이키를 신고 다닌다는 점인데.

딱히 패션을 고려해서가 아니라 허리디스크가 한창 심해지고 있을 시기라서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고자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기 시작했던 것이 시작.



손을 꼽아 세어보니 얼추 3년이 넘게 운동화"만" 신고 다녔던 건데 덕분인지 몰라도 허리 디스크가 거의 나았다.

운동화를 신고 다닌 덕분에 아저씨 패션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세미 아저씨 패션을 유지할수 있었다.

평일 복장과 휴일 복장의 간극이 적어져 어색하지 않게 입고 데이트를 갈 수 있게 되었다.

아이고 운동화 고맙습니다. 님 덕분에 제가 여러가지 이득을 보았습니다.



내가 가장 애용하는 것은 역시 나이키,

세상엔 아디다스니 푸마니 하는 여럿 훌륭하신 운동화 메이커가 많은데 왜 굳이 나이키냐고 한다면

역시 다른 메이커보다 첫 인상이 덜 예뻐보인다는 점일까. 회사에도 신고 가야하기 때문에 일부러 수수하고

운동화같지 않은 디자인의 운동화를 샀는데 그게 나이키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기능성에 온 힘을 기울여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있다! 그렇다! 외모가 뛰어나지 못한 가수는

저절로 노래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예쁜 신발도 충분히 있고 첫인상은 별로일지 몰라도 신으면 신을 수록 자연스럽게 맛이 우러나오는 디자인이 많습니다.

(하지만 운동화는 수명이 1~3년이죠. 우러나올 시간이 없죠.)



대략 분기나 반기에 한 번 나이키의 온라인 쇼핑몰에 들러서 새 신발을 사는데,

학생 때 처럼 한 켤레의 운동화만 신어대서 반년 만에 하나 씩 갈아치우는건 아니고

단지 새로운 디자인과 계절에 맞는 신발을 신는게 즐겁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소소한 취미가 되었군요.

피트니스 센터가 아니면 잘 달리지도 않으면서 가볍고 푹신한 신발을 신는게 사치인 건 분명하죠.

트랙을 전력질주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발을 신으면서 사무실 타일과 아스팔트 이외에는 밟지도 않죠.

하지만 나이키를 사는 걸 멈추지 못하겠습니다. 얼마전에 산 것은 커다란 에어맥스 입니다 흰색 이죠.

전에는 빨간색 루나를 샀습니다. 오늘은 어떤걸 살지 고민이에요 스탠다드한 디자인의 검은색을 살지

아니면 오랜만에 스니커를 살지. 11개나 골라놓고 하나하나 뭐가 더 나을지 생각하고 있으니

오늘은 두 켤레 쯤 사도 되지 않을까.....



좋은 신발을 신으면 발이 편해져 기분이 좋아지죠, 키가 더 커지고 빨리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많지 않은 돈으로 이 정도 만족감을 주는게 괜찮은 신발 말고 또 뭐가 있겠습니까.

결국 자주 사는 것도 아닌데 뭐, 하면서 이 작은 사치를 멈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변명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건 평온한 일상과 더불어 이렇게 벌어지는 작은 사치들이 아닐까요.

써보니까 완전히 변명이네 미안합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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