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벚꽃놀이 집이 있는 사람들은 돌아가고夕桜家ある人はとく帰る

- 잇사


지금은 밤이고 부산 앞 바다를 지나는 중이다. 이제까지 몇 번이나 그 위를 지나 왔을텐데 이렇게 부산 위를 지나가고 있는 걸 확실히 인식한 적은 처음이다.

당신에게 부산이 어떻게 아름답다고 설명하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다. 나는 시속 810킬로미터에 상공 8500미터에서 이곳을 지나치고 있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지금 지나가고 있는 부산 앞 바다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설명하고 싶다. 이런 속도로 움직이는 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잠시 뿐이다.

그러나, 당신 그 검은 바다 앞을 흔들거리는 등불들이 서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지 꼭 설명하고 싶다. 산과 바다로 이루어진 도시 밤의 상공에서 볼 때 꼭 커다란 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영혼들 처럼 보이는데 검은 - 분명 산일 것이다 - 구름들이 빛의 무리를 집어 삼킬듯 일렁이면 빛 또한 점점이 저 멀리로 저 멀리로 이어진다. 바다를 감싸듯 커다란 원형의 신도심과 구도심은 각자가 하나의 벌떼들인 것 처럼 이어졌다 또 끊어졌다를 반복한다.

빛이 점점 이어지고 끊어지기를 반복하더니, 금세 이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숨을 멈추고 있는 시간보다도 빠르게 나는 도시의 상공을 지나쳐 왔다. 나는 눈을 감지도 않고 생각한다. 이제 부산을 지나온 것 같다. 우리가 꼭 모든 스쳐지나가는 것을 애정하고 아쉬워하는 것처럼.

나는 이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상공에서는 영혼 하나 보이지 않는다. 비행기는 잠시 더 높이 날았다가 금세 고도를 내릴 것이다. 그리고 영혼이 강줄기를 타고 우리에게 흘러오듯이 또 빛이 보일 것이다. 아주 금방, 곧. 우리가 숫자를 세는 것만큼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19년 10월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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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지 않고 있다고 한다면, 너는 웃을지도 모른다.

19년에 나온 뱀파이어 윅켄드의 신보를 듣고 있다. 오늘 오전에 그렇게 까지 급하지도 않은 업무 전화를 하다가 버스를 놓쳤다. 버스를 하나쯤 놓쳐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업무전화가 길었으니 사실은 세개 쯤 놓친 셈 이었고 그래 결국 비행기도 놓쳤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만원 정도만을 물고 비행기를 바꿨지만, 본인의 바보 같음에 몹시 시무룩해져서는 항공사의 라운지로 기어들어가 책을 읽었다.

그러니까, 국적기의 라운지는 처음이었다. 전에 해외 출장 중에 국내선을 이용해야 했을 때 일정이 뜨자 동행한 회사 사람이 따라오라며 라운지를 데리고 갔을 때가 있긴 했는데...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공항에 넘쳐나는 것이 있다면, 눈치 없고 불평이 많은 사람들과 불편하고 별로인 의자가 아닌가. 그런걸 일부러 더 좁은 공간에 모아둔 곳이 있고 또 거기에서 굳이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하지만 티켓을 새로 끊어준 직원 분께서 시간이 많이 남으셨잖아요, 라고 하며 친절하게 지도까지 그려서 주는데 달리 안 갈 이유도 없었다. 우연인지 아니면 오늘 이러한 사태가 일어날 복선이었는지 얼마 전 항공사의 등급이 하나 올라갔고 덕분에 쓰지 않으면 언젠가 없어질 라운지 사용권이 있었다. 라운지에 입장하며 라운지 사용권이 없으면 여길 돈을 쓰고 사용하는 건가, 하는 아주 바보 같은 생각을 했다.

처음 들어가본 국적기 항공사 라운지의 의자는 공항의 의자보다는 나은 수준이라서 쿠션이라는 것이 있었다. 요즘 공항의 의자들은 100이면 90은 쿠션처럼 생겨먹은 구조물을 의자에 붙여놓고 앉는 사람의 엉덩이를 공격하기에 바쁜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기개 있는 젊은이를 본 노인처럼 좀 흐뭇해지려다가 정신을 차렸다. 무려 4시간이나 여기에 이러고 있어야 하잖아.

컵라면에도 볶음밥에도 별로 관심이 없어서 찬장에서 맥주조끼를 꺼내, 탄산수를 벌컥벌컥 담아 꿀꺽꿀꺽 마셨다. 일을 하고 싶진 않았다. 공식적으로 비행 중이라 연락도 되지 않을 상황에서 굳이 일을 해야하나. 나는 실은 어제도 10시가 넘어 퇴근했고 매주 지엄한 국법을 어기고 50시간에서 60시간씩을 일하고 있다. 출장을 가느라 오늘 내일 모레 3일은 그나마 하루 8시간 일한 것으로 체크가 될텐데 거기에 더 일을 하라고? 아니 심지어 오늘 오전 내내 일했잖아 일하느라 비행기도 늦어서 내 돈으로 차액냈잖아. 다시 한 번, 나는 탄산수를 담아 꿀꺽꿀꺽 마셨다. 그거 말고는 터져나오는 심술보를 달랠 길이 없었다.

가져온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집에서 반쯤 읽은 책인데 중간에 다른 책을 읽기 시작하면 다 읽지 못할게 될 것 같아 가져온 것이라 금세 다 읽고 말았다. 좋은 독서였다. 글을 안 쓰게 된 이후로 글을 읽는 시간이 늘었다. 좋은 책을 머릿 속에 넣고 그걸 곱씹는 것은 항상 좋은 경험이다. 하지만 어쩌나 지금은 시간을 보내는게 목적인 걸. 방금 다 읽은 책을 바로 한 번 더 읽는 것은 성격에 맞지 않는다. 가져온 다른 책을 읽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읽은게 데이터와 세계의 진보에 대한 책이었는데 그 다음 책이 스티븐 킹의 단편집이라니. 균형있는 독서도 정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맥주 조끼에 탄산수를 담아 꿀꺽꿀꺽 마시는 것 뿐 일까.

나는 뒤늦게 아이패드와 넷플릭스를 떠올리고 벌떡 일어난다. 지난 번 비행 때 넷플릭스 동영상 몇개를 저장 해 둔 것도 떠올랐다. 의기양양하게 넷플릭스를 펴서 저장한 동영상을 보았다. 넷플릭스로 저장한 동영상에 만기가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에러 메시지의 내용은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서 다시 한 번 저장해주세요”였다. 그래 아무렴 상관없어 나는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 있으니까. 하고 넷플릭스를 살펴본다.
그러고보니 요즘 입에 넷플릭스 볼거 없다는 말 달고 살지 않았었나. 주의 깊게 보고 다시 한 번 보았지만 그래 진짜로 넷플릭스에 볼 게 없었다. 굳이 비행기 안에서 볼만 한 것도 없었다. 미련을 버렸다. 이놈의 넷플릭스 내가 서비스 해지하고 만다. 하고 이를 갈았다.

이럴 거면 그냥 일을 할까. 하는 생각을 한다. 마침 백팩에 랩탑을 넣어두었으니까, 그냥 열어서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사외접속시스템에 들어가 미뤄두었던 레포트 하나랑 메일 몇개 회신만 하면 되지 않을까. 백팩이 유혹적으로 열려있다. 그냥 손을 들이밀기만 하면 랩탑이 거기 있고... 하는 순간 거래선에서 전화가 왔다. 받기 싫다. 짜증난다. 아니 도대체 왜 이걸 받아야지. 왜 일을 해야하지 하는 생각에 또 맥주 조끼에 탄산수를 담아 왔다.

사실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그리 싫어하지 않는다.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별로 없으니까. 그러니까 하고 생각한다, 그래 이제 글을 쓰지 않는다고 하면 너는 웃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항상 뭔가를 하고 있으니까, 가끔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걸 하지 않아서 이런 형편없는 사람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고 생각한다.
나는 라운지의 소파에, 아니 그냥 쿠션이 붙은 1인용 의자에 기다랗게 기대 눈을 감고 노래를 듣는다. 나에게 남은 것이 글을 쓰는 것 밖에 없다고 말하지 말아줘. 글 같은 건 안 써도 되잖아. 차라리 그림을 그릴게. 지나가는 뚱뚱한 코카서스인을 그리는 건 어때? 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그림을 그리진 않는다.

그래 이럴거면 차라리 뭔가 쓰자 하고, 아이패드를 꺼내 정말로
뭔가를 쓰기 시작한다. 이제 금방 비행기를 타야하는 시간이 되지만. 그래 이제 금방 시간이 다 될테지만. 지금은 글을 쓴다.

19년 5월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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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의 글은 단 한 줄의 진실도 없음을 사전에 공지드리는바 참조 바랍니다.

올해 2월 페낭에 갔었다. 그렇게 안가려고 갖은 수를 다 썼는데 소용이 없었다.
공항에 가니 거래선 구매가 차를 타고 마중을 나와있었다. “로컬 음식점 가려는데 괜찮아?” 괜찮아 나는 로컬을 아주 좋아해. “로컬을 좋아하면 중국어를 좀 배우지 그래” 아냐 정정할게 나는 역시 글로벌이 좋아 맥도날드 스타벅스는 내 인생의 길잡이지. 구매는 희미하게 웃었다.
작은 도시라던 페낭은 조용하고 따뜻했다. 우리는 정말 길가의 가게에 들어가 중국음식을 먹고 농담을 몇개 하고 음식 사진을 찍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점심 식사 시간을 조금 넘겼지만 구매는 “늦어도 돼, 너랑 먹고 간다고 했어. 내 보스가 그 대신 너 돌아가기 전에 꼭 인사해야하니까 말 없이 출국하지 말라더라”하고 말했다.
몇개인가 미팅을 하고 비행기 시간에 쫓겨 나가며 나는 구매에게 인사를 했다. K 다음에 또 봐, 5월? 4월? 그 쯤에 또 올게. 구매는 양산을 썼는데도 햇볕에 눈을 찡그리며 “또 봐”라고 말했다.

커서가 깜빡인다. 사람의 숨소리보다 빠르다. 심장이 뛰는 속도보단 느리다.
나는 메일을 쓴다. 친애하는 K, 당신의 퇴직 소식을 듣고 놀랐습니다. 작년에 당신이 건강 상의 이유로 잠시 휴직하고 복귀 하셨을 때 그 문제가 해결되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퇴직하게 되실 줄 몰랐습니다.
나는 내가 쓴 문장을 다시 읽고, 잠시 생각하고 물을 마시고 다시 메일을 쓴다. 모든 말을 지우고 이렇게 쓴다.
‘친애하는 K, 우리는 친구는 아니었지만 당신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구매 담당자이고 그 회사의 모든 사람들 중 가장 중요한 저의 파트너였습니다. 당신의 오랜 기간 도움과 서비스에 감사하고 당신이 퇴직 후에도 언제든 저의 도움이 필요하시면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진심을 담아’ 나는 메일을 읽고 또 읽는다.

아직 나이가 젊어 내 누나 정도의 나이인 K는 4년 동안 나의 카운터 파트너였다. K는 암 말기로 더 이상 처치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퇴직을 한다고 한다. 그는 퇴직한다고 했던 날보다 4일을 더 출근했지만 나의 메일엔 회신을 보내지 않았다.
메일을 보내고 보니 꼭 공중에 돌을 던지는 것 같은 짓을 했다 싶었다. 어떤 곡선도 허공에 남는 일은 없고 다만 말도 하지 못하는 돌만 땅에 떨어진다. 돌을 던진 사람조차 어디론가 가버리면 남는 것은 땅에 떨어진 물질 뿐이다.

작년 A형이 죽었던 월요일의 아침, 나는 A형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몇달이 지난 후에야 그가 내가 전화를 건 걸 알았었는지가 신경쓰였지만 나는 그의 사망시간도 모른다. 멍청한 행사가 있어서 장례식에조차 갈 수 가 없었던 것이다.

그 전의 금요일 퇴근하는 A형과 같이 있었던 것은 나다. 나는 퇴근하려는 그를 붙잡고 업무 협의를 하고 형의 자리에서 메일을 보내고 담배를 피러 간다는 뒷꽁무니에 인사를 했다. 우리가 친한 사이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인 이야기는 정말 띄엄띄엄 했고 하루 종일 같이 있어도 일 얘기만 했을 뿐이다.

아니 결혼을 했다고? 하고 놀라하자 “너도 참 대단하다 2년이나 뒷자리에 앉아있었는데 결혼했는지도 몰랐냐”라고 누군가 면박을 줬다. 내가 A형에게 아 저 솔직히 결혼하신지 몰랐었어요 라고 하자 그는 소년처럼 환하게 웃었다. 그가 나와 이야기 할 때 몇 번이나 웃었더라 뭘 좋아했더라 무슨 이야기를 했지. 가족의 이야기를 했던가. 아니 내가 A형과 마지막으로 했던 이야기가 뭐였지. “다다음주 쯤에 H수석 올라오면 치맥 좀 하지”라고 했었나. 뭐였지. 몇 번이나 말했었는데 치맥하자고.

메신져 앱에 A형의 이름으로 새로운 친구 추천이 떴다. 모르는 얼굴이다. 나는 아직도 A형의 번호를 지우지 않았기 때문에 형의 번호를 받은 사람이 추천에 뜬 것이다. 프로필을 보니 환하게 웃고 있는 개구쟁이 소년이다. 스마트폰을 산 것이 신이 났는지 친구들의 사진을 많이도 올렸다. 그 프로필을 삭제하려다 그대로 멈춰서서 생각을 했다. 나는 아직도 그가 왜 죽었는지 모른다. 나는 그의 가족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형은 아이도 없었다. 그런데 어쩐지 사진 속의 개구쟁이가 형의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리도 없지만 형이 모습을 바꿔서 어딘가에 계속 살아있는게 아닐까 사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결국 그 프로필을 지우고 전화번호를 지웠다.

여름, 친구들과 커피를 사러 단지를 가로질러 가는데 멀리 하얗게 햇볕이 비치는 곳에 A형이 얼굴을 찡그리며 지나가는 걸 보았다. 나는 어이- A책임-하고 그를 부르며 손을 흔들었다. 흰 셔츠를 반팔로 접어 입은 그는 손으로 햇볕을 막더니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내가 A형을 기억해야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 모습으로 기억하고 싶다.

구매 K의 후임 L은 좀 서툰사람이라 나에게 전화를 하는 걸 어려워하고, 메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채로 똑같은 내용을 계속해서 보내온다. 나는 꼼꼼하지도 살갑지도 않아서 L과 업무 호흡은 별로 맞지 않는 것 같다. 고집을 부리며 뭔가를 해달라고 연락을 해왔기에 전화를 하면서 아웃룩을 뒤져 K가 보낸 메일을 찾았다. 이건 그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 하자, 네 선임인 K랑 나랑 어떻게 협의 했었는지 메일 히스토리를 줄게. 혹시 나한테 전화연락하는게 부담되면 나만 넣어서 메일 보내도 괜찮아. 네 보스랑 내가 너보다 일 더 오래 했어. L은 어색하게 웃는다. K는 성격은 조용했는데 진짜 좀 까르르 웃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녕 다음주에 다시 연락할게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내가 과연 다음주에 연락을 할까. 모르겠다.

나는 어느날 꿈을 꾸었다. 나의 손자가 지금의 나보다 나이가 많아져서는 나를 추억하는 꿈이었다. 나는 꿈에서 깨어, 이미 죽어 공기와 먼지가 되어있을 내가 살아있는 것에, 내가 그렇게나 사랑한 나의 아이가 실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어 한참을 앉아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피할 수 없는 끝에 대한 위로란 것은 이렇게 허망하고 갸냘픈 것이다.

나는 울음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참고 공중의 나는 새를 보살피는 우리의 신을 생각한다. 우리의 신은 지금 어디에 날아오르는 새를 보살피느라 우리를 안아주지 않는가. 어쩌면 우리는 그냥 허공에 그려진 곡선일뿐이고, 움직임과 상승 그리고 추락일 뿐이어서 신이 우리를 바라보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손가락을 들어 천천히 허공에 선을 긋는다. 언제까지 손을 들고 있어야 할지도 모르면서.

19년 4월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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